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된 센추리온 주얼리쇼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년 전부터 계속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매 바이어들과
전시 업체들은 다소 진정된 인플레이션과 취업 시장 강세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초청받은 럭셔리 소매 및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이번
쇼는 1월 28일~2월 1일에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반면, 2월 4일에 막을 내린 AGTA 투싼
젬 페어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아 있었다. 보석 딜러들의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으나 고가의 주얼리 및 시계
딜러들과 주얼리 디자이너들은 바이어를 맞느라 바빴다.
센추리온쇼와 AGTA 투싼쇼
모두에 있어 디자이너, 제조업체, 딜러업체, 소매업체들의 최대 관심사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였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관심의 중심에 서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또 다른 뜨거운 이슈로는 지속 가능성 관련 혼선이 있었다. FTC가 개정한 FTC 그린 가이드 관련 논란이다. (그린 가이드는 랩 그로운 스톤 마케팅 중 환경 관련 주장의 진실성, 공정성
판단을 돕기 위해 FTC가 마련한 기준이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랩 그로운 스톤이 다이아몬드 산업과 소비자에게 해로운 상품이라는
데는 거의 모두가 의견을 같이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업계인들은 랩 그로운 스톤 역시 주얼리 상품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뉴욕의 한 주얼리 상인은 어쩔 수 없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랩 그로운 상품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어서 이 매출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GIA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GIA가 랩 그로운 스톤을 과도하게 인정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센추리온쇼에 전시 참가한 가브리엘앤코의 공동설립자 도미닉
가브리엘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미치는 영향을 직접 경험했다며,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이전에는 라운드 다이아몬드가 표준이었다. 가장 가치
있는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합성석이 나온 후로는 에메랄드, 오벌, 래디언트 등 팬시 셰입의 유통이 늘었다. 1캐럿 다이아몬드의 인기도 2~3캐럿 대로 이동했다.”라고 말했다.
센추리온쇼에 전시 참가한 예물 및 파인 패션 주얼리 소매업체
타코리의 마이클 딜은 천연 다이아몬드와 합성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모두 판매하고 있다. 딜 역시 랩 그로운
산업의 영향으로 사이즈가 큰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다. 1.5캐럿 다이아몬드가 예전의 1캐럿이 됐고 2캐럿 이상 스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NDC(천연 다이아몬드 위원회)의 CEO 데이비드 켈리는 “랩 그로운 스톤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다만 상황이 2중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전통적인 주얼리 바이어들은 천연 다이아몬드를, 액세서리
구매를 원하는 바이어들은 랩 그로운 스톤을 선택한다. 소비자들이 두 상품의 차이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며, 그래야만 비로소 천연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유지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경우 구매 후 바로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정의
지속 가능성이란 무엇이고 한 상품이 친환경적인 공급 체인을
거쳐 생산되고 판매되었는지의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문서화할 것인가도 이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다.
AGTA 젬 페어는 해당 이슈를 중요하게 다뤘다. 1월에 AGTA가 지속 가능성 관련 업계 용어를 표준화하기 위해
관련 위원회를 설립한다고 밝힌 후이기 때문에 관심이 더 컸다. 위원회 설립은 FTC의 그린 가이드 업데이트 관련 공개 논평 요청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주얼리 산업과 관련된
FTC와의 협력은 보통 JVC(주얼리 상인 윤리 위원회)가
맡아 왔다. JVC와 AGTA가 협력할지 혹은 별도로 활동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공개 논평 제출 마감일은 4월 23일이다. JVC는 3월 10일로 자체적인 제출 마감일을 정해 놓았다.
로스킨 젬 뉴스의 개리 로스킨은 “모두가 자신들이 가장 책임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누가
반증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슈가 버마산 루비, 사파이어, 비취, 페리도트와 스리랑카산 유색석, 아프가니스탄산 라피스 라줄리, 에메랄드 구매에도 영향을 미쳐야 옳다.”라며, “원산지를 감별해 주는 감정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산이면 윤리적이라는 것이다. 보석은 ‘윤리적’이거나 ‘비윤리적’일 수 없다. 보석을 판매하고 사는 사람들이 윤리적(혹은 비윤리적)일뿐이다.
혹은 한 유명한 젬 딜러 겸 주얼리 디자이너가 AGTA쇼에서 한 말처럼 ‘윤리적인 보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보석 감정서 상의 원산지는 ‘우리는 이 보석이 어디에서 채굴됐는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메시지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콜로라도 스쿨 오브 마인즈(콜로라도 광업대학)의 박사 과정 학생 제나 화이트는 AGTA쇼에서 소매업체들에게 소비자들과 지속 가능성을 토론할 때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화이트가 강조한 것은 자사 상품의 산지 추적과 윤리적 소싱 문제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의 산지나 공급 체인을 알지 못할 때는 그 점을 솔직히 말해야
한다. 화이트는 “우리가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을 분명히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센추리온쇼와 AGTA쇼에
모두 참가한 오미 프리베 앤 오미 젬스의 니비트 나그팔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은 유색석 산업의 부를 역사적으로 가장 핍박받아 온 광부들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나그팔은 “우리는 아름다운 주얼리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주얼리를 통해 얻은 가치를 광부들과 광산 지역에 환원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명한 세공인이자 주얼리 디자이너인 토비 포메로이는 영세
금 광산의 맹독성 수은 사용을 막기 위해 MFM(머큐리 프리 마이닝)이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포메로이와 투자자 존 리치먼드는 세정 작업을 통해 흙에서 금을 골라내는 골드롭이라는
기계를 소개했다. 이 기계는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실시한 성능 실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포메로이는 추가적인 테스트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 기계가 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라파포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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