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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주얼리산업단체총연합회 오효근 회장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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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띠 해를 맞이하여 주얼리 산업에 몸 담고 계신 모든 분들께 건강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2026년 주얼리 산업은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경쟁해 왔으며, 앞으로 무엇으로 살아남아야
하는가.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글로벌 경제 불안과 금 원자재 가격
상승은 산업 외부의 환경 변화였지만, 그 충격은 산업 내부의 구조적 취약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이제 주얼리 산업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넘어, 산업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전환점에 도달했습니다.
지난 한 해 지속된 순금 원자재 가격 상승은 산업 내부에
뚜렷한 양극화를 가져왔습니다. 자금력과 유통망을 갖춘 일부 순금 중심 기업들은 매출 확대의 기회를 얻은
반면, 다수의 주얼리 업체들은 인건비와 노무비 부담, 가짜
금·함량 미달의 금 문제, 노무·산업안전 의무, 세무 부담과 동시에 매출 감소를 떠안아야 했습니다. 같은 주얼리 산업 안에서도 출발선이 다른 규제와 관행의 불균형 구조가 더욱 고착화된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현장의 변화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전통 소매점들은 디자인과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패션 주얼리보다, 고금·순금 거래 중심의 상업 구조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별 점포의
생존 전략일 수 있으나, 산업 전체로 보면 ‘제조·기술·디자인’에 기반한
경쟁력이 ‘거래와 유통’ 단계에서까지 정당한 부가가치로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보여줍니다.
금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원자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제조·판매·유통·브랜드를 통해 창출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만들수록 손해, 굴릴수록 이익’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지속될 경우
주얼리 산업의 기반은 더욱 약화되고, 각 분야 기술 인력은 감소하며,
젊은 인재의 산업 유입은 사실상 차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단기적 수익 구조와 장기적 산업 경쟁력 사이의 괴리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얼리
산업의 제도와 관례, 세제와 노무 구조, 유통의 투명성을
어디에 두고 설계해 왔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주얼리 산업은 지금의 순금 유통 중심 산업이 아니라, 제조·디자인·판매·유통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기반 산업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역량이 축적될
때 비로소 브랜드가 형성되고, 그 축적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6년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업계가 요구해 온 주얼리산업진흥법 국회 통과 가능성이 희미하나마 엿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법은 단순한 지원책이 아니라, 주얼리 산업을 부가가치의 패션·뷰티 산업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정책·제도 안에서 다룰 수 있는 최소한의
출발점입니다.
지난해 업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주얼리산업진흥법 입법 추진, (사)한국주얼리산업단체총연합회로의
개칭을 통한 산업 대표성 강화, 한국 주얼리 산업 용어사전 편찬 성과보고회, 서울주얼리주간과 종로 K-주얼리 페스티벌 개최, 정품 금 함량 준수 캠페인 등은 산업 내부의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었습니다.
2026년은 주얼리 산업이 다시
‘만드는 산업’으로 방향을 되돌릴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주얼리 산업이 단순한 거래의 영역에 머무를 것인지, 기술과 디자인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사)한국주얼리산업단체총연합회는 2026년을 기점으로 다음 네 가지 방향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첫째, 주얼리산업진흥법 제정을 통한 산업의 제도적 정체성 확립입니다. 주얼리
산업을 명확히 제조업으로 규정하고, 정책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정품 금 함량 및 인증마크 제도를 통한 품질·신뢰 기반 시장 정착입니다. 소비자 신뢰 확보와 건전한 시장질서 구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셋째, 소상공인 중심의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저변 강화입니다. 제조·디자인·보석·유통·소매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소상공인들이 지속 가능한 환경에서 존속할 수 있어야 산업 전체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넷째,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제조·디자인·유통 혁신입니다. 전통 기술 위에 스마트 기술을 더하는 것만이 K-주얼리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현실적인 해법입니다.
주얼리 산업의 미래는 어느 한 영역의 성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제조, 기술, 디자인, 유통이 균형을 이룰 때 산업은 지속 가능해집니다. 산업 정책 역시
일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2026년이 주얼리
산업이 다시 본질로 돌아가, 제조·디자인·유통을 중심으로 한 건강한 산업 구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주얼리
산업은 사치재가 아니라, 자산 가치와 패션·뷰티 산업이 결합된
대표적인 융합 산업입니다.
변화는 항상 위기 속에서 시작됩니다. 2025년의 어려움은 우리에게 산업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했고, 2026년은
그 성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사)한국주얼리산업단체총연합회는
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제조·디자인·보석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업계 여러분의 지혜와 협력이 있다면, 2026년은 반드시 주얼리
산업이 재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사업장에 건강과 번영이 함께하시길 기원하며, 우리 산업의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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